서양에서 최초로 만든 스키점프를 다룬 스포츠 드라마 영화입니다. 영국의 에디 에드워즈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우리나라 <국가대표> 김용화 감독의 극찬을 받기도 했는데 전반적인 줄거리와 감상평을 정리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올림픽 출전
이야기는 에디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꼬마 에디는 자주 짐을 챙겨 집을 나섰습니다. "어디를 가는 거니? 에디"라고 엄마가 물으면 "로마 올림픽 참가하러 가요. 숨 오래 참기를 58나 했거든요!"라며 해맑게 대답했습니다. 엄마는 메달을 담을 작은 상자를 챙겨주는 게 다입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말합니다. "우리 아들이 또 올림픽에 나갔어요" 종일 미장일을 하느라 바쁜 아빠는 이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갑니다. 한쪽 다리에 보호장구를 찬 에디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정류장에 도착할 즈음 아빠는 에디를 데리러 옵니다. 사실 에디는 운동만 했다 하면 넘어지고 다치기 일쑤입니다. 운동을 하기엔 체력도 소질도 부족하고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에디에게 운동은 집어치우고 미장일을 배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에디가 가슴속에는 이미 꿈이 싹트고 있었습니다. 줄곧 올림픽을 꿈꾸며 성장한 에디는 어느덧 22세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 1년을 병원에서 보냈어요. 무릎이 안 좋아서 의사가 운동은 포기하고 책이나 읽으랬는데 처음 받은 책이 1972년 올림픽앨범인 '영광의 순간'이었어요. 그걸 본 뒤로 나만의 영광된 순간을 꿈꾸었죠. 의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어요.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모두가 그렇듯 한때 천재 스키점프 선수로 유명했던 브론슨 피어리도 에디에게 '미친 영국 촌놈'이라고 말한다. 피어리는 미국 스키점프 주니어 챔피언이었으며 '워렌 샤프'라는 전설의 코치가 이끄는 올림픽팀 멤버이자 신기록 제조기였습니다. 그러나 재능만 믿고 까부는 망나니로 찍혀 팀에서 퇴출당했습니다. 현재는 독일에 있는 스키장에서 눈 관리 일을 하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죽을 각오가 아니면 함부로 올라가지 마!
에디는 주니어 스키대회에서 몇 번 매달을 땄지만 영국 올림픽위원회로부터 인정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포기하고 아빠를 따라 미장을 배우는가 싶더니 갑자기 짐을 챙겨 독일로 떠납니다. 스키점프라는 종목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영국에는 올림픽 스키점프 출전선수가 없으므로 자신이 하면 된다는 거였습니다. 독일 스키장에서 만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통해 에디가 보고 들은 것은 스키점프 선수가 되려면 늦어도 6세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정상급 선수들도 넘어지고 부러지고 다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기껏 정리해 놓은 눈밭을 웬 촌놈이 나타나 죄다 망쳐놓는 것을 발견한 피어리가 "넌 택도 없어!"라고 에디를 무시하는 것도 그럴 만했습니다. 하지만 피어리는 껌딱지 같은 에데에게 엮이고 맙니다. "처음엔 15미터, 이 작은 가가부터 시작해, 여기서 성공하면 스키점프에 푹 빠져들어, 실패하면 때려치우겠지. 40미터를 실패하면 온몸에 피멍이 들어. 70미터에선 뼈가 부러지고 다시 걸을 수 있으면 행운이지. 90미터는 괴물이야. 죽을 각오가 아니면 절대 함부로 올라가지 마" 피어리는 직접 보여주겠다며 호기롭게 담배까지 피워 물고는 90미터를 시원하게 날아 내려와 병째 술을 들이켭니다. 그에게 홀딱 반한 에디가 가만있을 리 없죠. 술 취한 피어리의 핵심 코치를 가슴에 새기고 혼자 40미터를 성공한 다음 70미터에 도전했다가 큰 부상을 입고 맙니다.
진정한 승자는 영혼의 자유를 위해 뛴다
우여곡절 끝에 에디는 영국대표 스키점프 선수로 동계올림픽에 출전합니다. 영화니까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에디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비웃음과 야유를 받음과 동시에 '독수리 에디'라는 애칭을 얻으며 전 세계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마이클 에드워즈'라는 실제 인물입니다. 에디가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그리고 경기를 치르기까지의 과정은 모든 이에게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에디는 70미터 경기에서 꼴찌를 했지만 어찌 됐든 영국 신기록을 세웁니다. 1년도 안 되는 스키점프 경력과 요란하지만 귀여운 세리머리로 벼락인기도 얻습니다. 잠시 인기에 취했던 에디는 진지한 고민 끝에 '죽을 각오가 아니라면 함부로 오르지 말라'는 90미터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습니다. 90미터 출발선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에디는 세계정상의 선수 '플라잉 핀'을 만납니다. 스키점프 꼴찌와 일등이 만난 것입니다. 에디가 70미터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자 플라잉 핀은 말합니다. "금메달은 땄지만 난 최선을 다하지 않았어. 최선을 다했다면 꼴찌 했어도 행복했을 거야. 너랑 난 1시와 11시야. 먼 것 같지만 비슷한 모습으로 다른 숫자들보다 제일 가까운 곳에 있어. 패배자들이나 이기고 지는 것에 목매. 우리 같은 승자들은 영혼의 자유를 위해 뛰지. 이제 우리 둘만의 역사를 만들 수 있어. 전 세계인이 바라보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로 남을 거야"
영화의 감상 포인트
아찔한 90미터 높이의 출발선. 어린 시절부터 올림픽 참가를 꿈꿔왔던 간절한 사건들. 숱한 좌절의 순간들. 주변의 모욕과 질타,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에디는 시원하게 날아 내려옵니다. 착지하면서 균형을 잃어 뒤로 넘어질 뻔했지만 엉덩이와 허벅지에 힘을 주고 고함을 지르며 일어서 90미터 도전을 성공시킵니다. 관중들은 감격에 차 환호성을 지르고 에디는 이번에도 귀여운 세리머니를 펼쳐 보입니다. 사회자는 "방금 독수리가 내려앉았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영국 최고신기록'을 크게 외칩니다. 한편, 에디를 통해 자신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새 사람이 된 피어리에게 전설의 코치인 워렌 샤프가 찾아옵니다. 자만심 가득한 제자, 피어리를 용서할 수 없어 팀에서 쫓아냈던 워렌 샤프는 피어리에게 사과를 하고 '이제 다시 시작'이라는 격려를 합니다. '여러분은 세계 기록을 깼고, 개인 최고기록을 깼고, 또 누군가는 독수리처럼 날아올랐죠..."라는 위원장의 폐막연설로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은 그 감동의 막을 내립니다.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가 아닌 참가하는 데 있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성공이 아닌 노력이다" 1896년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근대올림픽을 창시하며 강조한 올림픽 정신입니다. 에디의 자신과 경쟁함으로써 올림픽 정신을 멋지게 실천해 꿈을 이루고 전 세계인을 행복하게 해 준 진정한 승리자가 아닐까 합니다.